망해가는 가게도 심폐 소생시키는 '식자재 원가율'의 비밀과, 이를 영리하게 낮추는 노하우
"월 매출 3,000만 원 찍었습니다! 축하해주세요." 초보 사장님 커뮤니티에 종종 올라오는 글입니다.
모두가 부러워하며 댓글을 답니다.
하지만 며칠 뒤, 그 사장님은 한숨 섞인 글을 다시 올립니다.
"재료비 내고, 월세 내고, 알바비 주고 나니... 제 인건비도 안 나오네요.
뭐가 잘못된 걸까요?"
외식업은 겉보기에 화려한 매출보다, 내 주머니에 남는 '순수익'이 중요한 비즈니스입니다.
그리고 그 순수익을 결정짓는 가장 핵심적인 지표가 바로 '원가율'입니다.
장사를 오래 하고도 돈을 못 버는 사장님들은 대부분 이 '숫자'에 약합니다.
반면, 건물을 올리는 사장님들은 원가율을 칼같이 지킵니다.
[1단계: 원가율의 정의] 식당 수익의 마지노선, '35%의 법칙'을 기억하세요
Q1. 도대체 '적정 원가율'이 몇 %인가요? (황금 비율의 이해)
A. 외식업의 마지노선은 35%입니다.
이 선이 무너지면 '공짜 노동'을 하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프랜차즈나 성공한 개인 매장의 권장 식자재 원가율은 30%~35% 사이입니다.
예를 들어, 10,000원짜리 메뉴 한 그릇을 팔 때, 들어가는 모든 식자재(주재료, 소스, 고명, 포장재 등)의 비용 합계가 3,500원을 넘지 않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원가율 30% 이하: 아주 훌륭합니다.
수익성이 매우 높은 구조입니다. (주로 카페, 면 요리 등)
원가율 35%~40%: 위험 신호입니다.
박리다매로 엄청나게 많이 팔지 않는 이상, 사장님이 가져갈 돈이 급격히 줄어듭니다.
원가율 40% 이상: 팔수록 손해일 가능성이 큽니다.
임대료와 인건비를 제하면 사실상 적자 구조입니다.
"우리는 좋은 재료 써서 50%인데도 손님 많아서 괜찮아요"라고 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재료값 폭등이나 매출 하락기가 오면 가장 먼저 무너지는 것이 바로 고정 원가율이 높은 매장입니다.
[2단계: 숨은 원가 찾기] 왜 내가 계산한 장부와 실제 잔액이 다를까?
Q2. 원가율을 계산했는데 자꾸 안 맞아요. 이유가 뭘까요? (숨은 비용 찾기)
A. 레시피상의 '이론 원가'와 실제 주방의 '실제 원가'는 다르기 때문입니다. 범인은 '로스(Loss)'입니다.
사장님이 엑셀로 계산할 때는 재료 1kg을 사서 정량씩 나누어 판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다릅니다.
손질 로스: 식재료를 다듬으며 버려지는 부분 (지방, 껍질 등)
조리 로스: 알바생이 실수로 더 담아주는 양 (오버 포션)
폐기 로스: 유통기한이 지나서 버리는 재료
증발 로스: 배달 용기에 묻어 나가는 소스나 파손
이 모든 것이 다 '원가'에 포함됩니다.
이론적으로 계산한 원가율에 +3~5% 정도를 더한 것이 진짜 우리 가게의 실질 원가율입니다.
따라서 정기적인 재고 조사를 통해 사입량과 실제 판매량의 오차를 줄이는 것이 원가 관리의 핵심입니다.
[3단계: 메뉴 믹스 전략] 품질은 유지하고 수익은 높이는 영리한 방법
Q3. 원가율을 낮추려면 싼 재료를 써야 하나요? (품질 vs 수익성)
A. 절대 아닙니다.
품질을 낮추는 순간 손님은 떠납니다.
'메뉴 믹스(Menu Mix)'로 해결해야 합니다.
원가율을 낮추겠다고 갑자기 국산 재료를 저가형으로 바꾸면 단골 고객은 귀신같이 알아챕니다.
재료는 유지하되, 전체적인 평균 원가율을 낮추는 전략을 써야 합니다.
이를 '메뉴 믹스' 전략이라고 합니다.
미끼 상품 (High Cost): 삼겹살, 스테이크 등 고객을 유입시키는 메인 메뉴. 원가가 40%라도 감수하고 손님을 모읍니다.
수익 상품 (Low Cost): 사이드 메뉴, 주류, 음료, 디저트 등. 원가가 10~20%대인 메뉴들입니다.
손님이 와서 미끼 상품만 먹고 가면 남는 게 없습니다.
반드시 수익 상품을 함께 시키게 만들어야 합니다.
여기서 사장님의 전략이 빛을 발합니다.
[4단계: 시각적 마케팅] 쇼케이스 진열이 평균 원가율을 낮춘다?
Q4. 수익 상품(고마진 메뉴)을 자연스럽게 파는 비법이 있나요? (★쇼케이스의 역할)
A. 메뉴판의 글씨보다 강력한 '시각적 유혹'을 활용하세요.
여기서 '쇼케이스'가 영업사원 역할을 합니다.
원가가 낮은데 수익이 높은 메뉴(디저트, 수제청, 사이드 메뉴 등)는 직원이 권유하면 강매처럼 느껴지지만, 손님이 눈으로 보고 맛있어 보이면 자발적인 주문이 일어납니다.
계산대 옆 쇼케이스 배치: 주문을 위해 줄을 서거나 결제할 때 무의식적으로 시선이 가는 곳에 고마진 디저트나 음료가 담긴 쇼케이스를 배치하세요.
조명과 진열의 힘: 쇼케이스 내부 조명을 밝게 유지하여 신선함을 강조하세요. 화려한 색감의 에이드 재료나 조각 케이크가 쇼케이스 안에서 보석처럼 빛날 때, 고객은 "저것도 하나 추가요"라고 말하게 됩니다.
객단가와 원가율의 관계: 메인 메뉴(원가 40%)에 쇼케이스에 진열된 음료(원가 15%)가 추가되는 순간, 그 테이블의 전체 원가율은 30% 초반대로 뚝 떨어지며 수익이 극대화됩니다.
[5단계: 관리의 미학] 버려지는 재료가 곧 현금이다
Q5. 식자재 로스(Loss), 현실적으로 어떻게 줄여야 할까요?
A. '선입선출'과 '정량 준수'만 시스템화해도 월 수십만 원을 아낍니다.
철저한 선입선출(FIFO): 먼저 들어온 재료를 먼저 쓰는 것은 기본입니다.
냉장고와 쇼케이스 안쪽에 날짜 라벨링을 하여 오래된 재료가 구석에서 썩지 않도록 관리하세요.
주방 저울 사용의 습관화: "대충 한 주먹"이 한 달이면 수백 인분이 됩니다.
정해진 레시피 무게를 지키는 것만으로도 원가율은 안정됩니다.
장비 컨디션 유지: 쇼케이스나 냉장고의 온도 조절기가 고장 나면 아까운 식재료를 통째로 폐기해야 합니다.
정기적인 장비 점검은 곧 돈을 지키는 일입니다.
숫자를 지배하는 사장님이 롱런합니다
"음식 장사는 푸줘야 남는다"는 옛말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손님에게 정을 퍼주라는 말이지, 사장님의 퇴직금을 퍼주라는 말이 아닙니다.
건강한 원가율(30~35%)이 유지되어야 사장님도 지치지 않고, 더 좋은 재료와 서비스를 손님에게 지속해서 제공할 수 있습니다.
그것이 진정으로 고객을 위하는 길입니다.
오늘 영업이 끝나면, 계산기 한번 두드려 보시는 건 어떨까요?
우리 가게의 수익을 갉아먹는 구멍, 원가율부터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